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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가 나는 상황이나 짜증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혈압 오른다’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실제로 고혈압은 진단하기 쉽고 초반에는 증상이 미미하여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실생활에 자주 쓰이는 단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치료가 어려운 것은 아니며 환자 중에는 고혈압인지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혈압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거의 평생 먹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을 인지하고서도 치료를 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조용한 살인자라고도 하는 고혈압을 이런 식으로 방치해도 괜찮은 것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혈압이란?

보통 혈압을 말할 때에는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을 같이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고혈압이란 심장이 혈액을 수축하여 내보낼 때 측정되는 혈압이고 최저혈압은 심장이 이완하여 혈액이 들어올 때 측정되는 혈압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고혈압은 최고혈압이 140mmHg이상 최저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일시적으로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일 때 혈압이 올라갈 수 있으나 이를 고혈압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 만성적으로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고혈압이라 진단합니다. 요즘에는 최고혈압이 고혈압을 진단하는 데에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으며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가 크면 위험해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고혈압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다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의 주요한 증상은 뒷머리가 당기듯이 아프며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코피를 흘리기도 하고 배뇨 시 혈이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다른 질병의 초기 증상과도 겹치는 증상들이 있는 편입니다.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의심 증상이 발견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의 종류 및 경과

고혈압은 1차성 고혈압(본태성 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속발성 고혈압)으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1차성 고혈압이란 혈압을 상승시킬 만한 특정한 원인이 없는 경우를 말하며 대부분의 환자가 1차성 고혈압에 해당합니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스트레스, 비만, 짠 음식 섭취,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습관 등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오래전부터 유전적인 요인 및 가족력이 고혈압의 발생에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유전자가 고혈압에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나 가족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으면 유전에 의한 고혈압이라고 쉽게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2차성 고혈압은 혈압을 상승시킬 만한 특정한 요인이 있는 질환으로 치료하기가 쉽습니다.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기저질환을 치료하면 정상 혈압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2차성 고혈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만성 콩팥병, 쿠싱 증후군, 심혈관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증, 임신중독증 등이 있습니다. 고혈압은 원인이 불분명하다는 것과 동시에 초기에 알아차리기 힘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장기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혈압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이 있습니다. 과거 수많은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고혈압 환자는 정상 혈압 환자들에 비해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2.6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높은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심장 근육이 뻣뻣해지는데 심장 수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혈압을 방치하면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초반에는 단백뇨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점차 악화되면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만성 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고혈압 환자가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계속해서 고혈압의 진단 기준치를 낮춰 왔습니다. 그 이유는 높은 혈압이 위험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고혈압이 120~139mmHg, 최저혈압이 80~89mmHg인 사람을 고혈압 전 단계에 있다고 하는데 무려 성인 중 남성의 40%, 여성의 31%가 여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기 귀찮아서, 혹은 아무 증상이 없다고 해서 무심코 넘겨버리기에는 고혈압이 유발하는 합병증의 정도가 심각합니다. 고혈압 진단 기준의 혈압을 가진 사람은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하며 평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